패션

포에버21 파산보호신청으로 패션계 충격.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미 예상했다.

2019-10-05

[이음리퍼블릭 전민선 기자]

포에버21(Forever 21)이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한인부부의 아메리칸 드림으로 시작한 포에버21은 1984년 창업 이후로 첫 해 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셀럽들의 트렌드와 젊은 세대의 최신 유행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포에버21의 전략은 미국 패션시장에 제대로 먹혔다. 2015년에는 미국에만 약 600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하며 포에버21의 장진숙, 장도원 대표는 포브스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사진: 포브스 매거진 표지의 장진숙, 장도원 대표>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2018년부터 포에버21은 서서히 그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다 결국 지난 30일 미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접수했다. 브랜드의 이름처럼 영원할 줄 알았던 포에버21은 결국 패션업계에 충격을 주며 추락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대부분은 이를 예상했다. 포에버21의 최근 행보를 보았을 때 불안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1. 직원과 노동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포에버21

 LA타임즈에 의하면 포에버21은 무수한 소송 중 2001년 아태법률센터(Asian Pacific American Legal Center)로부터 직원들의 부당대우에 관해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포에버21의 직원 중 19명이 재봉, 다림질, 포장을 담당했으며, 주 6일을 근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시급보다 훨씬 아래의 시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 충격적인 건 근태 확인 카드를 포에버21이 임의로 조작했으며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직원은 즉시 해고되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다섯 명의 직원들이 포에버21에게 고정 업무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할 것을 강요 받았으며, 식사시간 휴식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또 한번 부도덕한 노동력 관리에 대한 소송을 겪어야 했다.

 2016년에는 옷에 레이블을 다는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시급 4.50 달러를 받으며 일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수 많은 소비자들을 분노를 샀다.


2. 아리아나 그란데

지난 달인 9월,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는 포에버21을 상대로 1천 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포에버21과의 콜라보 라인 협상이 있었으나 적은 비용의 문제로 결렬되었으며, 이후 포에버21이 아리아나 그란데와 ‘매우 유사한’ 외모의 모델을 어떠한 협상도 없이 광고에 사용했다는 이유다. 실제로 문제의 광고 속 모델은 헤어스타일, 화장까지 매우 흡사하며 보는이가 자칫 아리아나 그란데로 오해하기 충분해 보인다.


<사진: 아리아나 그란데의 포에버21 고소장에 첨부된 증거자료의 스크린샷>


 이러한 포에버21의 ‘얄미운 모방’이 소비자들에게 달갑게 느껴질리가 없다. 특히 기업윤리(Business ethics)를 어느때보다 훨씬 중요시 하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3. ‘패스트 패션’ 기업이 가장 ‘패스트’한 온라인 시장을 간과한 아이러니

 미국에 600여개의 매장을 둔 포에버21의 감각은 둔했다. 아무리 가격 경쟁에서 앞서간다지만 이미 모든 쇼핑 트렌드는 이커머스(e-commerce)가 된 상태였다. 프리스티지 가격 전략(Prestige Pricing)을 쓰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이야 제품의 가격에 상응하는 희소성과 소재의 가치, 그리고 소비자의 신중함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구매율이 높다지만, 일반 패션 브랜드는 다르다. 이제 젊은 연령층일수록 더욱 빠른 쇼핑 경험을 원하며, 마치 매장을 방문해서 직접 옷을 보는 것 만큼이나 자세하고 매력적인 정보를 온라인 샵에서도 보길 원하고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포에버21은 이 점을 무시했다. 미국에 600여개의 매장을 오픈한 것은 그 숫자로는 그럴싸하나,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매장을 넓히며 온라인 수요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많다.


 포에버21의 몰락은 사실상 패션업계에 상당한 충격이다. 패스트패션의 정의는 물론이며 패션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수요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패스트패션은 더이상 ‘무조건 싼 옷을 사 입는다’라는 촌스러운 개념이 아니다. 가장 멋진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따라잡으면서도 가격보다는 접근성과 스타일에 차별점을 두는 것이 패스트패션의 정의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한국 브랜드는 물론이며 글로벌 패션, 특히 2030을 타겟으로 하는 패션 기업들은 이 점에 다시한번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전민선 기자 / sunny@iumrepublic.com